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by 김언희
저는 분당이 형성된 시기에 입주했어요. 두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 그 당시의 표준적인 4인 가족이었죠. 동네에는 저와 비슷한 연령대, 저처럼 어린아이를 가진 부부들이 아주 많았어요.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저와 남편은 사회인으로서 열심히 살았어요. 아이들도 열심히 키웠죠. 사실 우리 부부가 분당에 입주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기 위해서였답니다.
2021년, 분당에 입주했던 제 또래 부부들은 이제 장년 세대가 되었고, 우리 아이들은 청년이 되었어요. 제 또래들은 아마도 분당에서 노년까지 보낼 것 같아요. 우리는 스스로를 이 도시의 토박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을 보면 궁금해요. 분당에서 자라난 이 청년들은 이곳에서 직장을 가지고 삶의 터전을 일굴 수 있을까요? 이 도시는 우리들, 부모세대로부터 자녀로 이어지는 역사를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