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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그 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by 김언희

 

저는 삭막한 도시의 회색 풍경에 초록을 더해주는 자연이 좋아요.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은 탄천을 걷는답니다. 같은 코스, 같은 풍경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반갑고 정감이 가요.

 

그런데 어느 날, 항상 보던 나무가 베어져서 사라진 광경을 보았어요. 놀라고 당황해서 근처를 서성였죠. 이게 무슨 일이지? 그 나무가 왜 베어졌지? 나무가 송두리째 사라질 일이 뭐가 있지? 누가 그랬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느라 한참 동안 발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싶어요.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서 탄천을 관리하는 주체인 시청에서 베었겠죠. 하지만 이 일은 오래도록 제 기억에 남았어요. 탄천에 어떤 나무가 심어지거나 베어지거나 할지라도 나는 그 상황을 전혀 모른 채로, 수동적으로 있어야만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처음으로 갖게 된 사건이거든요. 나처럼 그 나무를 기억하고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은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비단 나무 뿐만 아니라 지금도 우리의 도시는 쉴 새 없이 변하고 있어요. 이런 변화들에 대해 우리는 도시의 주인으로서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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