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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가 무서워요

나는 아파트가 무서워요

by 허수빈

 

2021년, 오늘날의 성남시는 재개발-재건축 붐이 한창입니다. 1970년대, 1980년대에 지어진 주택가와 골목길의 풍경은 대단지 고층아파트로 바뀌고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태평동도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가 세워질거라고 해요. 다가오는 미래에는 모두가 아파트에 살게 될 것만 같습니다. 저는 그런 미래가 무섭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요즘 성북동에서 자주 일을 합니다. 그곳의 오래된 나무들과 푸르름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소음차단도 되고 그늘도 만들어주는 고마운 나무들이죠. 
경사가 심한 지형, 오래된 마을이라는 점에서는 성북동은 태평동과 비슷한데… 우리 동네 태평동도 기존의 집을 리모델링하고, 이웃들과 네트워크하면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태평동의 주택은 지어진 지 오래되어서 낡긴 했어요. 하지만 아파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리모델링을 하면 충분히 새로운 거주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예쁜 집들이 새로 생겨나면, 골목길의 풍경도 달라지겠죠. 실제로도 젊은 입주민들에 의해 그런 변화가 차츰 생겨나고 있기도 해요.

 

그간 태평동에서는 재개발-재생사업 관련해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민간에서 진행하던 가로주택, 관에서 진행하던 도시재생을 합쳐서 이제는 뉴딜로 추진하고 있대요. 재개발처럼 부담되지 않고, 소규모로 정비할 수 있기 때문인 듯해요. 결국에는 아파트형 정비사업을 목표로 하는 것 같아요. 경제적 이득이나 거주자의 편리함 차원에서는, 아파트형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재개발-재생사업의 이슈는 태평동에서는 너무 오래되고, 그래서 너무 피곤한 일이기도 해요. 

 

저는 동네의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는 동호회 활동을 하고, 우리 동네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지금의 이 모습이 의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결국 우리 동네도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가 세워진다면... 이런 작고 사소한 노력들이 자본의 논리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계속해서 휩쓸려버리고 사라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결론은 아파트인 걸까요?

 

저는 아파트로 획일화되는 주거 형태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거나 혹은 아니거나, 우리에게 이상적인 주거의 형태는 무엇일까요?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주세요. 혹시 좋은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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