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레벨링 지도: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하여 3차시는 참여자들 각자가 발견한 나의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각자의 시선
참여자들은 지난 차시를 마친 후 공유했던 영상들- 역사, 도시개발, 생태라는 3가지 주제- 중에서 무엇에 자신의 관심이 이끌렸는지를 말한다. 이어서 지난 한 주 동안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자신이 발견한 것을 나눈다.
나의 일상 다시 보기
시작은 가까운 장소에 대한 말에서 출발한다. 꿈꾸는 예술터가 뭔지, 어디에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강좌를 수강하면서부터 꿈터에서 우리집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꿈터는 멀고 낯선 장소로 여겨지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기획자가 수업 안내문자를 보낼 때마다, ‘잘 모르겠다’, ‘찾아가기 어렵다’라는 반응이 돌아왔던 경험, 참여자들 스스로도 ‘처음 와본다’, ‘이런 곳을 몰랐다’라는 이야기를 나눈다. 예전에는 이 장소가 중학교였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에도 이렇게 낯설고 모르는 장소였을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중학교일 때와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일 때,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이렇게 대로변에, 남한산성 근처에, 닭죽촌 초입에, 이런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있다는 것은 어쨌거나 흥미로운 조합이다.
조금 더 나아가 모란 근방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모란에는 노숙인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란시장 반대편, 술집 거리나 버스정류장쪽에 많아서 눈길이 간다는 이야기로부터 여러 말들이 이어진다. 예전에는 모란 고가 아래에 노숙인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곳에 화단을 조성해놓고 하다 보니 노숙인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 해외의 사례에서 보았던 노숙인들이 있는 도시의 풍경, 왜 노숙인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함께 한다. 광범위하게 노숙인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다시, 우리의 도시로 돌아온다. 왜 모란에는 노숙인이 많을까? 각자의 경험을 더듬어본다. 과거에 급식봉사를 했던 경험을 돌아볼 때, 모란역 근처 ‘안나의 집’에서 점심 무료급식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추측을 해본다. 참여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노트북으로 ‘안나의 집’을 찾아보고 안나의 집은 모란역과 얼마나 가까운지, 성남에 또다른 급식소는 없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지도를 찾고 자료를 검색하며 성남의 급식소로서 안나의 집이 가진 역할을 이해한다.
이런 발견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물어본다: 나는 모란의 노숙인들에게 왜 시선이 갔는가? 내 안에 무슨 감정이 일었는가?
이러한 생각이 본 강좌의 주제인 “우리 도시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의 출발점이다.
이후 참여자들은 공통의 관심사이자 현재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도시의 재개발-재생에 대하여 서로의 경험과 공부와 관심을 아우르는 대화를 나눈다. 가파른 동네의 지형에 대한 의아함이 동네의 형성에 대한 지식을 통해 풀렸다는 것, 우리 도시의 재개발을 통해 아늑한 집을 잃고 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밀려나게 된 원주민의 사례, 도시재생센터의 자료, 도시개발 특강의 키워드, 재개발 지역에 대해 느끼는 각자의 감정에 이르기까지 긴 대화를 나눈다. 지식과 정보, 감정과 느낌,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다시금, “우리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고 고민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한다.
다음 시간에는 자신의 시선을 끄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하고, 좀 더 깊게 이야기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