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레벨링 지도: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하여 5차시는 전차시에 이어서 참여자들 각자가 발견한, 나의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 출발한 변화의 필요성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진행된다.
우리 동네에 필요한 것 1: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
우리 동네에 변화를 요구하는 일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이러한 요구를 어째서 선뜻 하기 어려웠는지를 함께 이야기한다. 동네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이유는 그 변화의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두 번 시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실패의 기억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행동이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정치적이거나 이기적인 행동일까 걱정스럽기 때문이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시의 민원창구를 함께 열람하여, 변화를 요구하는 작고 소박한 말걸기에서부터 크고 격렬한 외침까지를 함께 살펴본다. 무서운 송충이, 쓰러진 나무에서부터 보기 싫은 벽화, 그리고 재개발 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출발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행정의 언어로 다시 쓰이는 현장을 본다. 이 과정에서 일상과 행정 사이의 벽이 결코 높지 않음을 이해한다.
우리 동네에 필요한 것 2: 동네의 예술에 대한 생각
지난시간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우리 동네에 필요한 변화’를 개별적으로 작성한다. 일상의 언어에서 출발하되, 이 과정에서 각자가 생각나는 의문이나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를 나눈다. 한 참여자에서 출발한 질문이 모두의 질문이 된다:
우리 동네에는 예술이 필요한가? 그것은 어떤 예술이어야 하는가? 왜 미술관이 마을로 가야 하는가, 혹은 마을이 미술관으로 가야 하는가?
참여자들은 마을 주민의 입장에서, 예술가의 입장에서, 그 외의 다양한 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생각을 나눈다.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른 입장의 견해를 듣고 ‘그 말을 듣고 보니’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우리 동네에 필요한 것 3 : 우리의 상상력
지금까지 행정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로 말하는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제 참여자들은 우리 동네에 필요한 변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전차시와 마찬가지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순간, 장소, 이유와 기간에 대해서 각각 답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상상한다. 행정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로 말한 변화들을 예술가의 언어로 바꾸어본다:
우리의 옥상이 밭이 된다면, 저녁마다 동네 아이들만의 놀이터가 열린다면, 동네 사람들 모두가 서로의 마니또가 된다면, 그리고 더 많은 상상력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