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수집가를 위한 조언은 내가 수집하는 도시 이야기의 두 번째 시간으로, 지난 1차시에서는 인터뷰의 사전작업과 본작업에 이어서 인터뷰의 후반작업을 배우고 실습한다. 오랜 취재 경력을 지닌 최빛나 작가가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사례들로 함께 한다.
1) 사전작업: 사전취재, 섭외, 질문지 작성
2) 본작업: 인터뷰 실행
3) 후반작업: 인터뷰 내용 정리 및 기록, 그리고 인사하기

1. 후반작업_인터뷰의 내용 정리 및 기록
1) 제목(헤드라인) 작성하기: 명확하고 매력적인 제목을 위해
인터뷰 제목은 되도록이면 글자수 15자 이하로 한다. 한글파일의 기본 설정에서, 문단의 가운데를 넘지 않도록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므로 꼭 필요한 정보만 추리자.
한자, 영어, 단위환산, 부호를 최대한 활용한다. ‘미디어 오늘’의 ‘아침 신문 솎아보기’를 참고하면 좋다. 말줄임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하여 기꺼이 활용하자.
2) 제목(헤드라인)의 종류
a. 대화 기법: 성남시민 “산성동에 꿈터가 생기다니”
b. 비교대조 기법: 산성동 vs 신흥동
c. 호기심 기법: 산성동에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생긴 사연은?
d. 통합 기법: 오래된 마을을 지켜낸 ‘삶의 무게’
통합 기법은 가장 무게감을 주는 방법이다. 나의 인터뷰가 그만큼 자신 있을 때 추천한다.
*읽기자료: 같은 주제의 인터뷰(예: 영화 홍보)를 다양한 헤드라인으로 표현한 기사들을 찾아서 비교해본다. 헤드라인을 통해서 인터뷰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고, 읽기 전부터 호감이 달라진다.
*실습: 줄여봅시다! 긴 제목을 줄이고 다듬는 실습을 한다.
3) 서문 작성하기: 인터뷰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서두
a. 대화형 시작: “예술이라는게 운명적이에요.”
b. 만남의 광장형 시작: “지난 16일, 산성동의 꿈터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만남의 광장형 시작은 자칫 진부할 수 있다. 반면에 특별한, 의외의 장소라면 의미 있는 서두가 될 수 있다.)
c. 인터뷰이의 인상으로 시작: “그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아픈 속내를 꺼내면서도 감정에 함몰되지 않았다.”
d. 통계, 팩트 등으로 시작: “전국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꿈터)의 수는 총 0개로서...”
4) 형식에 따른 인터뷰.
a. 문답형: Q&A. 인터뷰의 핵심을 담고, 빠른 업로드 가능.
문답형은 인터뷰이가 유명인인 경우, 인터뷰이의 답변이 훌륭한 경우, 혹은 인터뷰이가 논란이 많은 인물일 경우, 시간이 없을 경우, 인터뷰 주제가 다양한 경우, 기사 작성에 자신이 없을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 장점: 인터뷰이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고 논란도 피할 수 있다. 시간도 절약된다.
- 단점: 인터뷰의 스킬이 늘지 않는다. 질문의 순서, 구성이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다. 인터뷰 글의 분량 조절이 쉽지 않다.
b. 기자 정리형: 기자가 답변을 정리하여 기사처럼 작성함.
인터뷰이의 인생사를 다룰 경우, 지면이 한정될 경우, 객관적 사실(트렌드나 통계 등)을 반영할 경우, 인터뷰이의 대답이 약할 때 주로 사용된다.
- 장점: 인용하기가 유연하여 나의 편의대로 구성할 수 있고 내 가치관도 반영이 가능하다. 지면을 아낄 수 있다.
- 단점: 자칫 지루한 글이 될 수가 있다. 기사가 인터뷰이의 생각과 다를 수 있고, 무엇보다도 글을 작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참고_문답형: Q.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A. 그냥 먹고 자기만 해요. 뭐 없어요.
*참고_기자 정리형: 요새 그는 보통 사람과 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c. 기사혼합형: 두 가지 형식을 혼합한다.
- 장점: 기사의 구성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인터뷰 하는 사람과 인터뷰 당하는 사람, 모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인터뷰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수록 가능하다.
- 단점: 지극히 주관적인 기사가 될 위험이 있다. 인터뷰를 구성하고 배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기자의 문장력과 통찰력이 요구된다.
5) 이것만은 잊지 말자
- 호칭을 명확히 한다.
- 독자의 이해를 위한 시각적 자료를 활용한다.
- 맞춤법, 가독성 있는 단문 형식을 지킨다. 이것은 상식이다.
- 주제가 바뀔 때마다 단락을 나눈다.
*실습: 해봅시다! 참여자들이 작성한 인터뷰 초고를 최빛나 작가의 첨삭과 조언으로 고쳐보고 원본과 비교해본다.


*추가: 단체 인터뷰
여러 명을 한꺼번에 만나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어떤 점을 유의하면 좋을까?
1) 아이스 브레이킹: 감초 같은 역할로 시작한다.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조금은 엉뚱한 농담을 던져본다. 처음부터 중요한 사람을 접근하기보다, 분위기 유화를 목적으로.
2) 한 사람을 먼저 노릴 것: 대표자 혹은 브레인 역할의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3) 인터뷰보다 친숙함이 먼저: 하이파이브를 제의하거나, 옆사람을 한 번씩 안아주자는 등의 친숙함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를 고민해본다.
4) 고른 질문 배분: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지 주의한다.
5) 인터뷰 중간, 인터뷰이에게 질문의 시간 제공: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6) 리액션은 곱하기 인원 수.
다시 한번, 인터뷰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야기 수집가를 위한 조언을 마친다. 밝고 에너제틱하기로 유명한 인터뷰어라고 해도, 실제로는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자세로 사람을 만나고 도시의 이야기를 수집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