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시는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윌리엄 켄트리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작가로 사회,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이슈를 목탄처럼 검고 세밀하지 않은 재료로 그려서,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해온 작가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중산층 백인 가정에서 자라난 켄트리지의 작업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 정치, 문화의 ‘지금 여기’ 그림자를 담은 다양한 풍경화, 초상화 등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애니메이션이란
by 이기호(백석예술대학 영상학부 학부장)
1) 애니메이션의 정의
애니메이션의 어원은 애니마(anima, 정신, 생명의 숨결을 뜻하는 라틴어)이다.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을 넣어서 움직이게 해주는 것, 그것이 애니메이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 참고: 만화영화와 애니메이션은 다르다. 만화책에서 보던 그림이 움직이니까 ‘만화영화’라고 부르기 시작된 것인데. 애니메이션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만화영화’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2) 애니메이션의 역사
서양미술사의 첫 장에 등장하는 알타미라 동굴벽화는 애니메이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알타미라 동굴벽화에서 출발하여 에밀 콜(1908), 스튜어트 블랙톤(1906), 윈저 맥케이(1914) 정도를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바라본다.
3) 애니메이션의 종류
이번 1차시에서는 총 13가지의 애니메이션을 함께 살펴보았다. 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이번에 우리가 함께 할 목탄 애니메이션에서 참고할 자료로서 13종을 선정하여 살펴본 것이다.
2D셀 애니메이션, 플립북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 3D 렌더링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픽셀레이션 스톱모션,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 샌드(모래) 애니메이션, 그림자 애니메이션, 컷아웃 애니메이션, 목탄애니메이션...... 각각의 참고자료를 전부 살펴보며, 그 차이와 특성을 눈으로 확인하였다.
*참고: ‘목탄 애니메이션’이라는 정확한 장르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목탄의 재료가 가진 특성- 쉽게 지워지되 흔적이 남는-을 살려서 스톱모션 등의 방식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목탄 애니메이션’으로서 참고한다.
4) 애니메이션의 원리와 형식
애니메이션은 우리 눈이 가진, 시각잔상효과로 인해서 가능한 것이다. 즉 우리의 눈이 일으키는 착시현상 때문인데, 빠르게 지나가는 필름을 보면서 지나간 앞 장면이 아직 시각에 남아있는 채로 현재의 장면을 보면서 일으키는 착각으로 인해 애니메이션이 가능하다.
1초에 몇 개의 장면이 들어가느냐를 fps(frame per second)로 표기한다. 예를 들면 1초당 24프레임(24fps)의 영상은 1초에 123456(...)24개의 장면을 가진다. 총 24가지의 장면이 각 장면당 1번씩 등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1초당 12프레임의 영상은 1초에 11223344(...)1212로, 같은 이미지를 2장씩 쓴다. 총 12가지의 장면이 각 장면당 2번씩 반복하여 등장한다. 이러한 원리로, 1초당 8프레임의 영상은 111222333(...)888으로, 총 8가지의 장면이 각 장면당 3번씩 반복하여 등장한다. 따라서 프레임의 수가 높을수록 섬세한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다.
*참고: ‘원화’와 ‘동화’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원화는 프레임의 처음과 끝의 그림을 말하며, 동화는 원화 사이의 과정 그림들이다. 동화가 적을수록 동작이 거칠고, 많을수록 동작이 부드럽게 보인다.
과거, 사람의 손으로 한 장 한 장 그림을 그리는 2D셀애니메이션의 시대에는 인건비 절감이 상업애니메이션의 큰 과제였다. 이때 찾아낸 방법은 섬세함이 필요할 때는 24프레임으로, 그렇지 않을 때는 8프레임으로 진행하는 식으로 프레임 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이러한 방식을 적극 활용하였다.
3D애니메이션이 등장하며 사람의 손만큼이나 기술과 자본이 중요해졌다. 가령 1초의 장면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1대의 컴퓨터로 360일의 처리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반대로 360대의 컴퓨터를 투입하면 1일 만에 처리가 완료된다는 의미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수백 대의 컴퓨터는 3D애니메이션 제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여기에는 막대한 제작비가 따른다.
지금 여기, 나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일
by 박성진(문학작가,알투스 문학연구원)
박성진 작가의 ‘쓰레받기’, ‘나의 태평’ 프로젝트 자료를 함께 살펴보고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관찰하고 모색하는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한다.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유독 나에게 좋고 싫음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찾아보고, 그것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는 일을 지금부터 시작해보기로 한다.
지금 여기의 그림자들: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에 참석하며 각자 생각했던 ‘그림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늘 나와 함께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숨기고 싶은 그림자, 때로는 나를 삼켜버리는 그림자와 같은 그림자의 특징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이번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 제작에서는 그림자의 우울하고 무거운 면보다는, ‘잘 드러나지 않는 나의 모습’이라는 점에 보다 집중하기로 한다.